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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다

by douoo_oo 2025. 9. 10.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미치 앨봄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TV 영화로, 1999년 미국에서 방영되었습니다. 감독 믹 잭슨은 원작의 감동을 충실히 살려, 루게릭병(ALS)으로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사회학 교수 모리 슈워츠와 그의 제자 미치 앨봄이 매주 화요일 만나 나누는 대화를 화면에 옮겼습니다. 영화는 한 인간의 죽음을 다루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안에는 삶을 더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지혜와 희망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재회 – 잊었던 인연을 다시 잇다

주인공 미치는 젊은 시절 촉망받던 학생이었지만, 졸업 후 치열한 사회에서 성공한 스포츠 기자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바쁜 일상 속에서 그는 점점 메마른 사람이 되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TV 뉴스에서 오랜 은사 모리 슈워츠 교수가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접합니다.

 

오랜만에 모리를 찾아간 미치는, 육체적으로는 쇠약해졌지만 정신적으로는 한층 성숙해진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모리는 이미 병이 깊어 혼자서 걷지도 못하고, 점차 말조차 힘들어지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그는 삶을 더 사랑하며 제자에게 마지막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매주 화요일 만나기로 약속하고, 그때부터 영화의 핵심인 “화요일의 인생 수업”이 시작됩니다.

화요일의 수업 – 삶과 죽음의 본질을 묻다

영화 속 화요일은 단순한 요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두 사람이 다시 이어진 인연을 확인하는 약속의 시간이며, 매번 새로운 주제를 탐구하는 삶의 강의실입니다.

 

죽음을 받아들이기
모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죽음을 배우면 삶을 더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죽음을 외면하기보다 직시할 때, 비로소 삶의 가치가 선명해진다는 것입니다.

사랑과 관계
미치는 성공을 좇느라 가족과 친구, 사랑을 뒤로 미뤄왔습니다. 그러나 모리는 단언합니다.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돈과 명예는 사라지지만, 사랑과 인간적 관계만이 영원히 남는다고.

용서와 화해
모리는 자신의 마지막 시간을 앞두고 과거 원망했던 이들을 용서하고, 자신이 상처 준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전하려 합니다. 그는 “용서를 미루지 말라. 내일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삶의 의미와 가치
모리는 성공과 성취가 삶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합니다. 삶의 의미는 타인을 돌보고, 사랑하며, 남을 위해 헌신하는 데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현대 사회의 경쟁적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흔듭니다.

미치의 변화 – 성공에서 성찰로

처음에 미치는 단순히 옛 스승을 위로하려는 마음으로 모리를 찾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에게 배우는 제자가 됩니다. 성공한 기자라는 사회적 지위에도 불구하고, 그는 삶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있었습니다.

모리와의 대화는 그에게 거울이 됩니다.


- 그는 일중독에서 벗어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 경쟁과 성과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사랑과 관계를 삶의 중심에 두려 합니다.
- 죽음을 두려워하기보다, 살아 있는 순간을 온전히 누리려 노력합니다.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미치의 얼굴은 한층 부드러워지고, 눈빛에는 여유와 따뜻함이 담깁니다. 이는 모리의 가르침이 그를 변화시킨 구체적 증거입니다.

모리의 존재 – 죽음을 넘어선 가르침

모리 슈워츠는 루게릭병으로 신체가 서서히 무너져가는 상황에서도, 정신적 풍요와 사랑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죽음을 앞두고 삶을 더욱 강렬하게 껴안습니다.

 

모리는 단순히 미치의 스승이 아니라, 관객 모두의 스승이 됩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여러 번 관객을 향해 직접 말을 건네듯 이야기하는데, 이는 마치 우리가 그 화요일 수업의 또 다른 제자가 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영화적 연출 – 담백함이 주는 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화려한 장치나 극적인 전환이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담백함이 영화의 힘입니다. 조용한 방, 침대 옆 의자,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가 거의 전부이지만, 그 안에서 삶과 죽음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들이 오고 갑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 잭 레먼은 모리를 연기하며, 병에 시달리면서도 사랑과 지혜를 전하는 노교수의 얼굴을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그의 눈빛과 미소에는 진심이 담겨 있습니다.
- 행크 아자리아는 미치 역을 맡아, 성공했지만 공허한 인물이 점차 변화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두 배우의 호흡은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며, 관객이 마치 그 자리에 앉아 대화를 듣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원작과 영화 – 차이와 공통점

원작 책은 미치 앨봄이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여,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책은 모리와의 대화를 세세히 기록하며, 더 많은 철학적 문장과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 핵심을 간결하게 옮기되, 감정선을 시각적으로 강화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책은 독자가 자신의 속도로 곱씹으며 읽을 수 있지만, 영화는 두 배우의 연기와 표정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전달합니다. 두 매체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메시지를 전하며, 결국 하나의 진실에 귀결됩니다.

현재적 의미 – 우리에게 남는 질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방영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울림을 줍니다.
-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는가?
- 사랑과 관계보다 성취를 앞세우고 있지 않은가?
- 언젠가 다가올 죽음을 두려움이 아니라, 삶을 성찰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가?

이 질문들은 시대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던져집니다. 영화는 대답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유도합니다.

결론 – 사랑으로 완성되는 삶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죽음을 다룬 영화이지만, 사실은 삶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모리의 마지막 수업은 단순히 한 제자에게 주어진 교훈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메시지입니다.

 

영화는 말합니다. “죽음을 배우면, 삶을 더 잘 살 수 있다.” 그리고 사랑과 관계만이 우리가 떠난 뒤에도 남는 가치라고. 모리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따뜻한 눈물과 함께, 삶을 더 진실하게 살고자 하는 결심을 선물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오랜 세월 사랑받는 이유입니다.